비가 내리던 날
박다희
비가 조용히 소리없이 내리는 날엔
창공을 날으는 비행기도 빗속을 가로 지르는 자동차도
아침잠에서 깨어난 어린아이도 모두 침묵해야 한다.
비가 촉촉히 대지를 적셔주는 날엔
저 깊은 어둠속에서 잠들어있던 자연이
두팔벌려 기지개를 켜고 오랜 침묵에서 깨어나는 날이다.
비가 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날엔
침묵하던 대지의 생명들이 목욕 하는 날
반짝이는 눈도 재잘거리는 입도 모두 닫아 두어야 한다.
비가 그친 다음 날
그들이 속삭이는 사랑의 언어들이 보이는가 들리는가?
대지의 자연은 새옷으로 갈아입고
한뼘 더 큰 키를 자랑하고 우리곁에서 활짝 웃고 있을 것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