스토리1

[스크랩] 기차 타고 싶은 날

나만의 취미공간 2005. 12. 7. 09:12

 


기차 타고 싶은 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김 재 진


이제는 낡아 빛바랜

가방 하나 둘러메고 길을 나선다.

 

반짝거리는 레일이 햇빛과 만나고

빵처럼 데워진 돌들 밟는

단벌의 구두 위로 마음을 내맡긴다.

 

누군가를 기다리거나

떠나는 친구 하나 배웅하고 싶은

내 마음의 간이역

 

한번쯤

이별을 몸짓할 사람 없어도 내 시선은

습관에 목이 묶여 뒤돌아본다.

 

객실 맨 뒤칸에 몸을 놓은

젊은 여인 하나

하염없는 표정으로 창 밖을 보고

 

머무르지 못해 안타까운 세월이 문득

꺼낸 손수건 따라 흔들리고 있다. 

 

 

 

출처 : 기차 타고 싶은 날
글쓴이 : Jackie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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